'가끔은 이런 감수성/오글오글 과거의 흔적'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07.10.15 용두사미지만
  2. 2007.09.23 오빠라는 이름의 魔力
  3. 2007.09.21 주옥같은 쓰레기
  4. 2007.08.07 매염방과 홍번구
  5. 2007.06.19 아버지의 지갑

용두사미지만

한국 사람을 외국에서 알아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딱 보면 한국인은 한국인, 중국인은 중국인, 일본인은 일본인 같이 입는다.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바지 통 너비로 일단 일본인을 거를 수 있고, 말할 때 쓰는 제스츄어로 중국인을 거를 수 있다.
그러면 옷차림들이 얌전하고(정장도 많고), 별로 떠들지 않는 동양인 무리 가운데에서 한국인을 어떻게 가려내느냐!
흡연자인 나만의 노하우를 말하자면 확실한게 하나 있다. 이런 사람한테 가서 한국말로 불 빌림 거의 99프로 한국인 맞더라.
...이름표 보는거 빼고 ㅡ,.ㅡ ㅎㅎ
그건 바로 재털이에 침을 뱉느냐 유무. 깔끔이 일본인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 지저분한 중국인들도 재떨이에 침을 뱉지는 않는다. 스케일 크게 바닥에다 그냥 뱉지;; (학회장이니까 바닥에 뱉는 사람은 거의 없긴 하지만)
내가 다녀왔던 나라들 (미국, 싱가폴, 태국, 일본, 프랑스니까 비록 몇 개 안된다만)에서 보면 유독 한국인들만 재떨이에 침을 뱉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아무데나 뱉는 사람이야 어느 나라에도 있긴 하지만.
어찌보면 재털이에 침을 뱉지 않는 것도 기본 에티켓이 아닐까 싶다. 담뱃재를 털려고 호텔 입구등의 공용 재털이에 갔을 떄 걸죽한 침을 보면 그닥 유쾌하지는 않다. 청소하는 입장에서도 꽁초만 치우고 모래만 살짝 섞으면 되는 일이 모래 일부를 바꿔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더해질 것이고.
뭐, 용두사미라.어찌어찌 써서 먼 얘기를 해야지 해놓고 좀 쓰다보니 아~ 다 몰라몰라몰라 귀찮다.
잘란다.

덧, 담배 피는 사람들이 에티켓 조금만 신경써도 이렇게 욕먹진 않을텐데 먼가 좀 아쉽다는게 결론이었는데. 쩝.

오빠라는 이름의 魔力

미에현(三重縣) 욧카이치시(四日市市) 내의 한 슈퍼에서 지난 17일, 시내에 사는 남성(22)이 소녀에게서 「오빠」라고 불리자, 너무 기쁜 나머지 그대로 쇼크사 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그대로 슈퍼에서 떠난 것으로 보이는 소녀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것은 17일 오후 1시경으로, 욧카이치시 히라오초의「쟈스코 욧카이치 히라오」점의 과자매장에서, 함께 있었던 소녀가 그 피해 남성에게, 간절히 원하는 것 듯한 귀엽고도 애달픈 느낌과 표정으로 다소 주저하며「초콜렛… 사면 안 돼요? 오빠」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남성은「모에에에에에에~!」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대로 그자리에 쓰러졌다. 해부 결과, 남성의 사인이 급성심부전인 것으로 판명.「놀라울 정도로 행복한 표정으로 쓰러져 있었다」라는 구급대원의 증언으로 미뤄볼 때, 이 남성은 소녀에게「오빠」라고 불린 기쁨이 너무 큰 나머지 쇼크사 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 소녀의 행방을 뒤쫒고 있으며, 소녀는 약 10~13세 정도의 눈망울이 크고 땋은 헤어스타일에 머리에는 고양이귀 헤어밴드를 착용한 상태로 핑크색의 스웨터에 프릴이 달린 스커트를 입었으며, 손에는 곰인형을 안고 있었다.

<원문: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code=totalboard&uid=1998024989>

주옥같은 쓰레기

그 사람은 배울게 많다.
감히 나같은 범인은 상상할수도 없을만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늘 한결같은 향상심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가끔 그와 하는 술자리에서, 그는 무슨 책을 암송하는듯한 주옥같은 말을 내뱉곤 한다.
이사람, 굉장하구나 싶은.

그러나 그는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주위 모든 이들의 원성을 듣고,
항상 자기자신을 성찰하지만 스스로의 본질적인 잘못의 틀에서 끊임없이 맴돌며,
술을 먹으면 개가 된다.
그 결과 그의 입을 빌어 세상에 나온 찬연한 명언들은 그 색과 빛을 잃고
지식과 현실상황의 불일치라는 자가모순속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역겨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아- 젠장 당했다.
자기가 술값 내겠다고 해놓고 내가 대신 낸 이십마넌 우짤꺼야.

...결국 난 돈 때문에 화가 난건가 -_-

매염방과 홍번구

엊저녁 퇴근길에 하고 사촌 동생들 저녁을 사먹이고서 집에 가져온 일거리를 거실에 한가득 펼쳐놓고 보니 아무도 없는 집안이 휑덩하기만 했다. TV라도 켜놓으면 좀 덜 적적할까 싶어 TV를 켰더니 SBS에서 홍번구를 해주고 있었다.
대체 언제적 영화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영화지만 간만이다 싶어 일거리를 치워놓고 보고 있으려니 요절(이라기엔 좀 이상하긴 하다만)하고 저세상에 간 매염방이 나름 청초한 모습으로 슈퍼마켓 주인을 하고 있더라.
매염방이 저렇게 젊게 나오던 시절도 있었나 싶은 마음에(폴리스 스토리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반갑기도 하고, 이것도 그녀의 유작인가 싶은 마음에 짠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영화를 즐기지는 못했다. 덧붙여 미뤄놓은 일거리를 마치고 나니 새벽 5시-_-;;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이미 지각이더라;; 하하.
그럼에도 24시간이 이미 지난 지금도 매염방이 생각이 나고, 뭔가 가슴 한구석에 짠-한 뭔가가 남아있는 듯 하다.
그러고보니 내가 이러고 있을 떄가 아니구나.;ㅁ;
대체 언제 잔담 ㅠㅠ

아버지의 지갑

지갑이 낡아서 카드가 지저분해지길래 출국하는 길에 면세점에서 지갑을 하나 샀다.
보통 지갑은 아버지가 받으신 선물을 쓰거나 여자애들이 사주곤 했던 터라 계산하기 전까지 남자 지갑이 (게다가 대부분 천인데) 이렇게 비쌀줄은 몰랐다; 제길.
짧고 긴-길고도 짧은- 외유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아버지 서재에서 컴퓨터를 하는데
다 낡아 헤져버린 아버지 지갑이 눈에 띄었다.
생각해보니 아버지가 저 지갑을 꽤나 오래 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도, 그 그전에도 선물받은 지갑을 당신이 직접 사용하신 기억은 거의 없는 것 같았다.
낡아빠진 아버지 지갑과 그 옆에 아직 빳빳한 내 지갑의 대조에 눈이 시리다.
글을 쓰고 있으려니 왠지 마음도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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