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런 감수성/오글오글 과거의 흔적'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07.06.03 어느 맑고 슬픈 날
  2. 2007.05.28 문화일보 이미숙 기사 사태와 관련하여
  3. 2007.05.15 소소한 궁금증
  4. 2007.04.03 연탄재
  5. 2007.03.05 그의 눈빛

어느 맑고 슬픈 날

 오늘 이상하게 일어나니 기분도 우울하고, 찌뿌둥~하더니.. 기사를 보니 오늘이 한채영이 결혼하는 날이구나.
이건 뭐... 어찌나 눈물이 앞을 가리는지,
예전 여자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보다 더 슬프다.
이뭐병..적어도 그땐 슬프진 않았는데 ;ㅁ; 엉엉.

잘 사삼..
이거 낼 시험인데 캐우울해져서
러시앤캐시에서 대출이나 받아다가 동네 수퍼에서 밀키스랑 맑을 린이나 사다 먹어야겠다. ㅋ

잘 사세요!
아디오스~~!

우리 모두 쐬주 한잔? ㄷㄷㄷ

이건 뭐.. 여기에다 성유리랑 아이비가 결혼 발표하면
진짜 울어버릴지도 몰라~~

문화일보 이미숙 기사 사태와 관련하여

기사왜곡,짜집기..이러니..기자따위의 말을 누가 믿겠는가?

속이 다 후련하고 이런저럭 생각이 들게 만든 글이었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조리있게 쓰게 될까. 흠.

항상 기자는 드라마건 어디건 약자로 묘사되는데,
그것보다는 비열하고 권위적인 기자가 더 많지 않나?
물론, 어디나 "예외"는 있다는 것 따위는 알고 있고,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흐리네 어쩌네 하는 말도 알고 있으나
내가 이렇게 과감하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기자에 대해 안 좋은 경험으로 인한 안 좋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야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실제 방송이나 기사에서는 적절한 편집을 통한 뒷담화 신공을!
뭐 여기까지는 개인적인 사견이고.

대체 이 여자는 얼마전에 무슨 기자상도 받은걸로 알고 있는데,
행간을 읽는 실력이 없는건지, 아님 그냥 노무현이 미운건지 아주 제대로 삽질을 해 줬다.
기자 자격이나 있는건지, 문화일보 데스크도 읽어나 보고 기사를 허락한건지, 나 원. 제대로 자격없고 실력없는 양반들의 잔치로구만.

개인적으로 왜곡기사와 진실호도 등 죄질이 악랄하고, 더구나 여론몰이용이라는 구리구리한 냄새가 아주 짙게 나기 때문에 이건 명백히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최은희 여기자상 박탈이라던가(상징적 의미밖에 되질 않겠지만).
기사도, 기자도 저질이랄 수 밖엔.

소소한 궁금증

여우비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이거 원글 내용은 심각한데 쌩뚱맞은 글로 혹 기분 상하지 않으실까 걱정도 되지만..

성범죄 같은 기사 밑에는 으레 '같은 남자로서 부끄럽다' 내지는 '같은 남자로서 대신 사과드린다'는 덧글이 달리기 마련이다.
사실 조승희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도 이해가 잘 안 가긴 했었던 문젠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같은 한국인이라고 그렇게 미안해 했던 걸까?

정치적인 대응(정부차원 혹은 민간차원)은 이래저래 수출입이나 외교적인 문제, 교포들 생존권이나 뭐 이런 것들이 달린 문제니까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닌데, 솔직히 같은 한국인으로서(범인이 한국인이라서) 부끄럽다거나 미안하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진짜 미안하긴 미안한건지, 대체 왜 부끄러운건지 의문이다. 물론 내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정치적인 제스츄어(얘 땜에 손해보기 싫어요~ 라는 생각쯤?)를 오바해서 생각한 걸수도 있겠지만;

내 상식선에서는, 그냥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불쌍하고 범인은 나쁜 놈인거고, 때에 따라서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그런가보다.. 싶은 남의 일로 치부할 것 같은데. 그냥 단순히 피해보지 않기 위한 화해의 제스츄어인데 내가 센스없이 오버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부모나 친형제, 아님 주변 친구야 일말의 원인 제공자(교육이건, 정신 환경 형성이건)니까 이해를 하겠는데, 대체 왜 상관도 없고 (심지어 한국에 있는 사람들까지) 연고도 없는 사람들까지 같은 한국인이라서 미안한건지 곰곰이 생각을 해도 도대체가 이해가 안간다. 다른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고--; 혹시 범국민적인 착한아이 컴플렉스는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 그냥 인사치렌가? 싶기도 하고.

...이거 나는 범한국적인 범주에 속하지 않는건지,
아님 도덕 불감증인건지,
혹은 지독한 개인주의자인건지,
갑자기 헷갈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러네.

연탄재

Y가 여자친구때문에 출국을 했다.
자세한 얘기는 예의상 묻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대충 듣고 추측하건대 임신 or 변심. 이유는 둘 중 하나겠지.
그리고 떠다니는 낭설을 지금 종합하건데, 변심일 확률이 70프로쯤 되려나.

어찌됐건 그 열정은 새삼 놀랍기만 하다.
전자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후자의 이유라면 그건 정말 부러운 열정이라고 할까.
out of sight, out of.. whatever, 결과가 어떻게 되건간에 말이야.

지금까지 줄잡아 서너명의 여자친구를 유학에 빼앗길 동안
나는 과연 그런 정열을 가진 적이 있었는가.

연탄재마저도 함부로 발로 못 참직한 그런 사람이었나.

그의 눈빛

어느덧 불혹을 넘긴 그의 머리에도, 얼굴에도, 일상에도 세월이 내려앉았다.
앗 하는 사이에 세월은 그의 얼굴 한켠에 거침없는 흔적을 남겨놓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나무랄데 없어 보였다.
유복하진 않지만 나무랄데 없는 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결혼생활.
이름만 대도 남들이 다 알아주는 직장에서는 제법 괜찮은 시기에 부장을 꿰찬 이력도 있다.
얼마전 그의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언니가 있는 외국으로 옮겨갔다.
원체부터 극성스럽던 그녀는 그가 모르게 아이들의 학업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 1년.
오늘은 그의 종제의 아들내미 돌잔칫날.
가족의 대소사에 빠짐없이 참여하던 그가 빠질리가 없는 날이었다.
모두가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축하하는 가운데 그는 물끄러미 초점없는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가 보고 있던 것은 조카였을까, 일상에 치여 돌잔치도 치뤄주지 못한 둘째였을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던 큰 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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