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이런 감수성'에 해당되는 글 44건

  1. 2007.10.28 기억이라는 소설
  2. 2007.10.15 용두사미지만
  3. 2007.09.23 오빠라는 이름의 魔力
  4. 2007.09.21 주옥같은 쓰레기
  5. 2007.08.07 매염방과 홍번구

기억이라는 소설

사람과 기억이란 떼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어쩌면 사람이라는 영장류 자체가 항상 기억을 매개로 과거와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기억이란 제각기 다른거니까요.

드라마 "마왕"의 승하는 자신을 찾아온 오수에게 저렇듯 중의적인 말을 내뱉는다. 뭐 솔직히 정확하게 기억나는 대사는 아니지만 대충 비슷한 말을 했던 듯-,.- 애니웨이, 하다못해 드라마 대사 한 구절에서도 드러나듯이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기억하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미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감히 단언하고, 또 많이들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한다. 조작된 기억, 혹은 개개인에 의해 편집된 기억을 모티브로 한 영화, 만화, 소설 등은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많으니까.

어찌 사람이 하나의 감정으로만 살아갈 수 있으랴. 이러다가도 저러기도 하고, 엄청 좋아하다가도 순식간에 가장 싫어지는 변덕스러운 것이 또 사람의 맘이다. 당연히 그 모든 것을 컨트롤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컨시퀀틀리, 당연히 좋았던 감정이건 슬펐던 감정이건간에 이넘들은 혼재되어 머릿속에 들어앉게 된다. 공간은 한정되고, 기억해야 할 일들은 세월에 따라 계속 쌓여가게 되고 그러다보면 결국 이넘의 기억이란 녀석들은 필터링되어 원하는 모양대로 예쁘게 포장되는 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로우패스나 하이패스 필터처럼 의식적으로 이넘은 기억하고 이넘은 잊어버리자고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무의식 또한 의식의 반영이 아닌가. 무의식적인 자기의사의 반영이야말로 보다 본인에게 솔직한 내면에 숨기고 싶은 것들이 숨겨놓은 이빨을 드러내는 자기의사표현인 것이다.

기억의 필터링은 대체로 나쁜 일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그러한 마이너스적 필터링 후에 남는 것은 그 때 조금만 더 어찌어찌했음 어땠을까 하는 '후회'다. 이문세가 기억이란 사랑보다 슬픈 것이라고 노래했듯이 이러한 후회는 끊임없는 자기비하와 끊임없는 아쉬움 혹은 집착을 수반한다. 이미 시간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만일'이라는 가정 명제 하나로 끊임없는 사고와 감정의 침잠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의지도, 친구도, 부모도, 연인도 될 수 없다. 고래로 전해오는 뻔한 말 그 자체 그대로 '시간이 약'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고 해서 온전한 기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기억이란 넘은 스스로를 아름답고 숭고하게 미화시키는 작업을 시작한다. 결국 이러쿵저러쿵 해도 인간 스스로의 방어기제가 표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로우패스 필터 바로 뒤에 하이패스 필터를 달면 결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듯이, 기억은 새로운 시그널로 재창조과정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의 본격적인 간섭이 시작된다. 그리고 '상기'라는 이름의 일련의 과정을 뱀이 끊임없이 허물을 벗듯이 되풀이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소설가가 편집자와 끊임없이 상의하며 보다 낫게 보다 매끄럽게 글을 담는 퇴고 과정과 닮았다.

기억이라는 소설의 탈고 후에는? ...간단하다. 이제 아름답게 포장된 겉표지를 열고 원하는 부분을 원하는 만큼만 되새김질 하면 된다. '그 때는 참 풋풋했지',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 때는 참 좋았는데', '그 때는 정말 슬펐지만 난 정말 순수했어'라는 다 헤아리기도 힘든 갖가지 간식거리쯤 함께 해도 무방하다.

용두사미지만

한국 사람을 외국에서 알아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딱 보면 한국인은 한국인, 중국인은 중국인, 일본인은 일본인 같이 입는다.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바지 통 너비로 일단 일본인을 거를 수 있고, 말할 때 쓰는 제스츄어로 중국인을 거를 수 있다.
그러면 옷차림들이 얌전하고(정장도 많고), 별로 떠들지 않는 동양인 무리 가운데에서 한국인을 어떻게 가려내느냐!
흡연자인 나만의 노하우를 말하자면 확실한게 하나 있다. 이런 사람한테 가서 한국말로 불 빌림 거의 99프로 한국인 맞더라.
...이름표 보는거 빼고 ㅡ,.ㅡ ㅎㅎ
그건 바로 재털이에 침을 뱉느냐 유무. 깔끔이 일본인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 지저분한 중국인들도 재떨이에 침을 뱉지는 않는다. 스케일 크게 바닥에다 그냥 뱉지;; (학회장이니까 바닥에 뱉는 사람은 거의 없긴 하지만)
내가 다녀왔던 나라들 (미국, 싱가폴, 태국, 일본, 프랑스니까 비록 몇 개 안된다만)에서 보면 유독 한국인들만 재떨이에 침을 뱉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아무데나 뱉는 사람이야 어느 나라에도 있긴 하지만.
어찌보면 재털이에 침을 뱉지 않는 것도 기본 에티켓이 아닐까 싶다. 담뱃재를 털려고 호텔 입구등의 공용 재털이에 갔을 떄 걸죽한 침을 보면 그닥 유쾌하지는 않다. 청소하는 입장에서도 꽁초만 치우고 모래만 살짝 섞으면 되는 일이 모래 일부를 바꿔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더해질 것이고.
뭐, 용두사미라.어찌어찌 써서 먼 얘기를 해야지 해놓고 좀 쓰다보니 아~ 다 몰라몰라몰라 귀찮다.
잘란다.

덧, 담배 피는 사람들이 에티켓 조금만 신경써도 이렇게 욕먹진 않을텐데 먼가 좀 아쉽다는게 결론이었는데. 쩝.

오빠라는 이름의 魔力

미에현(三重縣) 욧카이치시(四日市市) 내의 한 슈퍼에서 지난 17일, 시내에 사는 남성(22)이 소녀에게서 「오빠」라고 불리자, 너무 기쁜 나머지 그대로 쇼크사 한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그대로 슈퍼에서 떠난 것으로 보이는 소녀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것은 17일 오후 1시경으로, 욧카이치시 히라오초의「쟈스코 욧카이치 히라오」점의 과자매장에서, 함께 있었던 소녀가 그 피해 남성에게, 간절히 원하는 것 듯한 귀엽고도 애달픈 느낌과 표정으로 다소 주저하며「초콜렛… 사면 안 돼요? 오빠」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남성은「모에에에에에에~!」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대로 그자리에 쓰러졌다. 해부 결과, 남성의 사인이 급성심부전인 것으로 판명.「놀라울 정도로 행복한 표정으로 쓰러져 있었다」라는 구급대원의 증언으로 미뤄볼 때, 이 남성은 소녀에게「오빠」라고 불린 기쁨이 너무 큰 나머지 쇼크사 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 소녀의 행방을 뒤쫒고 있으며, 소녀는 약 10~13세 정도의 눈망울이 크고 땋은 헤어스타일에 머리에는 고양이귀 헤어밴드를 착용한 상태로 핑크색의 스웨터에 프릴이 달린 스커트를 입었으며, 손에는 곰인형을 안고 있었다.

<원문: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code=totalboard&uid=1998024989>

주옥같은 쓰레기

그 사람은 배울게 많다.
감히 나같은 범인은 상상할수도 없을만치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렇고, 늘 한결같은 향상심을 바탕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그렇다.
가끔 그와 하는 술자리에서, 그는 무슨 책을 암송하는듯한 주옥같은 말을 내뱉곤 한다.
이사람, 굉장하구나 싶은.

그러나 그는 폭발적인 추진력으로 주위 모든 이들의 원성을 듣고,
항상 자기자신을 성찰하지만 스스로의 본질적인 잘못의 틀에서 끊임없이 맴돌며,
술을 먹으면 개가 된다.
그 결과 그의 입을 빌어 세상에 나온 찬연한 명언들은 그 색과 빛을 잃고
지식과 현실상황의 불일치라는 자가모순속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역겨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아- 젠장 당했다.
자기가 술값 내겠다고 해놓고 내가 대신 낸 이십마넌 우짤꺼야.

...결국 난 돈 때문에 화가 난건가 -_-

매염방과 홍번구

엊저녁 퇴근길에 하고 사촌 동생들 저녁을 사먹이고서 집에 가져온 일거리를 거실에 한가득 펼쳐놓고 보니 아무도 없는 집안이 휑덩하기만 했다. TV라도 켜놓으면 좀 덜 적적할까 싶어 TV를 켰더니 SBS에서 홍번구를 해주고 있었다.
대체 언제적 영화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영화지만 간만이다 싶어 일거리를 치워놓고 보고 있으려니 요절(이라기엔 좀 이상하긴 하다만)하고 저세상에 간 매염방이 나름 청초한 모습으로 슈퍼마켓 주인을 하고 있더라.
매염방이 저렇게 젊게 나오던 시절도 있었나 싶은 마음에(폴리스 스토리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반갑기도 하고, 이것도 그녀의 유작인가 싶은 마음에 짠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영화를 즐기지는 못했다. 덧붙여 미뤄놓은 일거리를 마치고 나니 새벽 5시-_-;; 잠깐 눈을 붙이고 나니 이미 지각이더라;; 하하.
그럼에도 24시간이 이미 지난 지금도 매염방이 생각이 나고, 뭔가 가슴 한구석에 짠-한 뭔가가 남아있는 듯 하다.
그러고보니 내가 이러고 있을 떄가 아니구나.;ㅁ;
대체 언제 잔담 ㅠㅠ
prev 1 2 3 4 5 6 7 8 9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