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해로 출발하여 참담한 이해에 도달했달까! 우리는 이제 자신보다도 상대방을 더 잘 안다. 그리고 오히려 무언(無言)으로 말하고 말로서 침묵한다. 서로가 살아오면서 야금야금 시시해 지고 데데해 져서 아주 초라해진 지금 두 사람은 안팎이 몹시 닮았다. 오가는 정이야 그저 헤묵은 된장맛... 허지만 이제사 우리의 만남은 영원에 이어졌다. <노부부> 故 구상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