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ang_ 2007. 5. 15. 00:56
여우비님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이거 원글 내용은 심각한데 쌩뚱맞은 글로 혹 기분 상하지 않으실까 걱정도 되지만..

성범죄 같은 기사 밑에는 으레 '같은 남자로서 부끄럽다' 내지는 '같은 남자로서 대신 사과드린다'는 덧글이 달리기 마련이다.
사실 조승희 사건이 일어났을 때에도 이해가 잘 안 가긴 했었던 문젠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같은 한국인이라고 그렇게 미안해 했던 걸까?

정치적인 대응(정부차원 혹은 민간차원)은 이래저래 수출입이나 외교적인 문제, 교포들 생존권이나 뭐 이런 것들이 달린 문제니까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닌데, 솔직히 같은 한국인으로서(범인이 한국인이라서) 부끄럽다거나 미안하다거나 하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진짜 미안하긴 미안한건지, 대체 왜 부끄러운건지 의문이다. 물론 내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정치적인 제스츄어(얘 땜에 손해보기 싫어요~ 라는 생각쯤?)를 오바해서 생각한 걸수도 있겠지만;

내 상식선에서는, 그냥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불쌍하고 범인은 나쁜 놈인거고, 때에 따라서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겠지만 결국은 그런가보다.. 싶은 남의 일로 치부할 것 같은데. 그냥 단순히 피해보지 않기 위한 화해의 제스츄어인데 내가 센스없이 오버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부모나 친형제, 아님 주변 친구야 일말의 원인 제공자(교육이건, 정신 환경 형성이건)니까 이해를 하겠는데, 대체 왜 상관도 없고 (심지어 한국에 있는 사람들까지) 연고도 없는 사람들까지 같은 한국인이라서 미안한건지 곰곰이 생각을 해도 도대체가 이해가 안간다. 다른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고--; 혹시 범국민적인 착한아이 컴플렉스는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 그냥 인사치렌가? 싶기도 하고.

...이거 나는 범한국적인 범주에 속하지 않는건지,
아님 도덕 불감증인건지,
혹은 지독한 개인주의자인건지,
갑자기 헷갈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