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둘째날 (2) (영주 소수서원, 선비촌)

부석사에서 안동으로 넘어가면서 소수서원에 들렀다.
이쪽에서 보려고 한 것이 소수서원과 선비촌이었고, 모텔 아줌마에게 물어봤을 때 소수서원은 잘 알지만 선비촌은 잘 모르겠다고 하셨으나;
막상 도착해서 보니 소수 서원 바로 옆이 선비촌이었다. 심지어 티켓도 원하지도 않았는데 선비촌 입장 티켓까지 같이 끊어진;
자, 주차도 하고(free) 매표소에서 표도 샀으니 이제 소수서원으로 고고씽-.

잠깐 소수서원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나라 최초(最初)의 서원으로 초기 설립시에는 백운동 서원이었으나 나중에 명종 때 사액을 받고 소수서원이 되었다. 나중에 도산서원 때 얘기하려고 했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왕에게 사액받는다(현판을 받는다)는 것은 곧 우리가 국사 시간에 배운 사액서원, 즉 편액(扁額)·서적·토지·노비 등을 하사받아 면세, 면역의 특혜 및 권위를 인정받은 "국가 공인"의 서원이 된다는 얘기다. 고려 때 유학자인 안향 선생을 모시고 있고 (대부분의 서원이 인재를 키우고 제사 및 유교적 향촌 유지 등등의 역할을 수행), 대원군의 사원 철폐령을 피해 남은 전국 몇 안되는 사액서원 중 하나다.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제 크기대로 확대되서 더 잘 보여요. '-')a

 

우거진 송림을 따라서 조금만 가면 익숙한 돌이 보인다. 바로 당간지주.

저번 편을 봤으면 알겠지만 당간지주는 바로 절 초입에 위치하는 깃발을 걸기 위한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둥.
바로 이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때 숙수사라는 신라 때 절 터에 세워졌다고 한다. 이것도 숭유억불의 일환일까? 음...



소수서원을 구경하는 코스는 두개인데 하나는 내가 쓰는 것처럼 소수서원에서부터 다이렉트로 입구에서부터 구경을 하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선비촌을 통해서 거꾸로 구경을 하는 것인데,, 뭐 둘 다 상관 없을 듯 하다. 경렴정이라는 아래 정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서원 정자로 북송시대의 유학자였던 (누구였더라...아무튼)을 존경한다는 뜻으로 지은 정자라고 한다. 맞은편에는 죽계수라고 불리는 내가 있고, 건너편에 경자바위가 있다. 바위에 새겨진 글자 중 흰 글자(백운동)는 퇴계 이황 선생이 직접 쓴 글씨고 붉은 색 "공경할 경(敬)"자는 이 서원을 설립한 주세붕 선생이 직접 새긴 글자이다.
여기엔 그냥 옛 이야기가 좀 있는데.. 원래  중국 서원들을 본으로 해서 이황 선생이 백운동 글자를 조각하고 흰색 칠을 했는데, 그 밑에 주세붕선생이 경자를 써서 조각하고 붉은 색 칠을 한 것이다. 경은 유교의 기본인 경천애인(敬天愛人)을 의미하는거고, 붉은 칠은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귀신을 쫓는 색. 하여간에 옛 이야기는 이렇다. 세조 때 금성대군이 여기 영주에서 단종 복위를 기도하다가 발각, 주역들은 물론 고을의 백성도 송두리째 도륙되어 여기에 수장되었는데(정축지변), 이 때 어찌나 많이 죽었던지 죽계를 메운 피가 20리 떨어진 마을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그래서 그 마을 이름이 피끝마을). 하여간 그 덕에 여기서 반마다 원혼들의 우는 소리가 들려서 유생들이 무서워 했다는데, 그래서 원혼을 달랠 요량으로 주세붕 선생이 경자를 붉은 글씨로 조각을 했고, 그 이후론 원혼들이 성불했는데 승천했는지 하여간에 없어졌다는 그런 얘기.




하여간 죽계와 경렴정을 지나면 그 옆으로 서원의 정문에 다다른다.


정문을 들어서면 예전 유생들이 강의를 듣던 강학당에이 보인다. 백운동 현판과 함께, 명종이 친필로 하사했다는 현판이 저 안쪽 깊숙이 보인다.  


서원을 둘러보다보면 자연스레 뒷쪽 정원과 연결이 되고, 소수 박물관에 이른다. 그리고 소수박물관을 통해서 (통하지 않고도 가능) 선비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아래는 소수 박물관에서 선비촌으로 가는 입구. 저 다리를 넘으면 선비촌이다.


선비촌 정경. 당시 종가집들과 선비들이 실제 사는 집들을 잘 꾸며놨다. 으리으리한 대갓집부터 빈한한 선비까지. 다양한 집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 난 해보지 않았는데 미리 신청하면(사무실에) 선비촌에서 1박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여기는 바로 "그" 문제의 장소 물레방앗간. X^D


 

어느 집에 들어갔는데, 실제로 황소랑 닭이 있어서 깜놀. =_=;

 

주차장으로 돌아왔더니, 저 차 안에 다시 들어가기 겁이 나더라. 그래서 매점에 가서 쭈쭈바 하나 물고는 용기백배해서 안동으로 고고씽...을 하려다가 어디로 갈지 고민에 고민. 안동은 미리 한마디 하자면 뭐랄까 관광권역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일정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주말부터 추석 연휴라 숙소나 교통이 여의치 않아 그 이전에 일단 베이스캠프로 귀환해야 하는 상황. 그래서 단순하게 하회 별신굿 놀이를 수요일 오후에 한다고 하니 수요일 오후에 하회마을을 들르고, 고택체험을 해야지라고 막연히 생각한 나름의 무계획한 계획에 맞추어 봉정사 찍고 도산서원 부근에 가서 1박, 오전에 도산서원을 보고 하회마을에 도착해야지 하고 결정.
자, 이제 봉정사로...  




(to be continued...)